요즘은 의식적으로 다양한 것들을 체험해보고 그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책을 읽는다던가 전시회에 간다던가 새로운 음식을 접하려고 한다던가 등등. 재택근무를 하다보니까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경우 집에만 있다보니까 그런 순간들이 나를 좀먹는 것 같다. 집에만 있으면 걱정만 늘고 우울해진다. 나가서 무엇이든 보고 느끼는 것이 나를 생기있게 만들어주는 일인 것 같다.

반차를 하루 쓴 김에 오랜만에 사진전에 가기로 했다. 그림 전시회에는 그래도 종종 갔는데 사진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뉴욕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이경준 작가는 이번이 첫 사진전이라고 한다.

주제는 ONE STEP AWAY

그림과 다르게 사진의 매력을 생각해보면 사진은 정말 딱 그 순간을 포착한다는 것에 있다. 아래 사진도 보면 건물 왼쪽에 비행기 한대가 지나가고 있는데, 이런 순간들을 캐치한다는 것에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딱 저 순간에 저 위치에 비행기가 지나갈 확률이 얼마나 될까? 혹은 갑자기 창문에서 빨간색 천이 나풀거릴 확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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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뒤에 빛을 쏠 수 있게 해두어서 사진을 볼때마다 정말 ‘그 거리’, ‘그 순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님 의도대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여행 온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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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만든 대칭적, 규칙적이고 반듯한 선으로 딱딱 떨어지는 건물들, 창문들, 횡단보도.

그렇게 일관적인 건물 안에는 다양한 인테리어, 다양한 가구배치 및 소품들, 다양한 전등 색 등으로 하나하나 모두 다르다.

하나같이 똑같이 하얀 직선으로 쭉쭉 그어져있는 횡단보도에도 다양한 옷을 입은 사람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지나간다.

사람들의 일상은 매일같이 똑같이 반복되는데 멀리서 보면 늘 다른 view로 보인다는 게 나는 재밌게 다가왔다. 일상에 몰두해 있는 사람들에게 One step away에서 한번 환기해보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졌다. (작가님 의도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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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록달록한 색감들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비행기를 타고 착륙할 때 쯤 여행지의 모습이 위에서 보이는데 그때 각 도시들의 구획들 및 지붕 색깔들을 볼 수 있다. 도시들은 대부분 칙칙한 색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렇게 지붕에 포인트되는 혹은 한 색으로 일관적으로 구성해놓은 것을 보면 참 예쁘다고 생각이 든다. 서울은 지붕따윈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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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보자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떠올랐다. 처음에 봤을 때는 해피엔딩인 줄 알았지만 몇 년 뒤 다시 보고는 세드엔딩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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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정말 절묘한 구도로 찍은 사진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뭐가 뭔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특히 창문이 입체적으로 보이는데 오른쪽 벽이 2D로 보여서 더욱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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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에 놀러가는 그날까지…